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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벤자민 그레이엄의 세 가지 투자 철학

나는 오마하 공공 도서관에서 주식시장에 관한 책을 모조리 찾아 읽었다. 흥미롭고 매혹적인 책이 많았다. 하지만, 정말로 유용한 책은 한 권도 없었다. 그러나 그레이엄과 도드를 책을 통해 처음 만나고 나중에 직접 가르침을 받은 후 지적 방황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들은 나에게 투자를 안내하는 지도를 그려주었다. 나는 57년째 이 지도를 따르고 있다. 다른 지도는 찾아볼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나는 그레이엄으로부터 세 가지 기본 아이디어를 배웠다. (1) 주식은 기업의 일부로 보아야 하고 (2) 시장을 보는 적절한 관점을 유지해야 하며 (3) 적정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그레이엄으로부터 직접 배운 내용이다. - 워렌 버핏
워런 버핏이 벤자민 그레이엄으로터 배운 세 가지 사고 체계를 기준으로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게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의 핵심은 (1) 주식을 기업의 일부를 여기고 해당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고 (2) 시장의 변동성을 나의 친구로 여기며 (3) 내재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저평가 주식을 매수해서 안전마진을 확보하는데 있습니다.
(1) 주식은 기업의 일부이다.
투자자는 사업체를 소유하여 그 사업의 과실을 나눠 갖는 사람입니다. 주식은 차트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종이 문서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소유권 증서입니다. 진정한 투자자라면 해당 기업의 동업자가 되어야 합니다. 소유주의 이익(owner`s earnings)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분석하고 소유해야 합니다. 주식 가격의 변화 추이에 신경쓰기 보다 회사의 영업실적 추이와 배당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투자자와 투기꾼의 차이는 주가 흐름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투기꾼의 관심사는 주가 흐름을 예측해서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반면에 투자자의 관심사는 우량 주식을 적정 가격에 매수해서 보유하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주가를 보는 이유는 주식의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으면 매수하고 내재가치보다 높으면 매수를 보류하거나 매도하기 위함입니다.
그레이엄은 초과수익의 두 가지 원천으로 '타이밍(timing)'과 ' 가격 선택(pricing)' 두 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타이밍'이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되면 매수하고 하락할 것이라 예상되면 매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격 선택'이란 내재가치보다 주식 가격이 낮으면 매수하고 높다고 판단되면 매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 시점에서의 주식 가격을 예측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오만일지도 모릅니다. 그레이엄은 시점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면 좋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가격 선택'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주식의 내재가치가 시장 가격보다 낮을 때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여 해당 기업의 동업자가 되어 사업의 과실을 함께 누려야 합니다.
(2) 시장의 가격 변동성은 친구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책 <현명한 투자자>에는 조울증 환자인 '미스터 마켓(Mr. Market)'이 등장합니다. <옆집에는 '미스터 마켓'이 살고 있다. 이 사람은 늘 우리 집에 찾아와서 거래를 제안한다. 그런데 이 사람은 조울증 증세가 있다. 어떤 날은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을 제시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사겠다고 한다. 그런데 또 어떤 날에는 같은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제발 헐값에라도 사달라고 애원한다. 불쌍한 이 사람에게도 장점은 있다. 내가 아무리 제안을 거절해도 상처받지 않고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우리 집을 찾아온다>
가치투자자인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쇠고기 등심을 사는 것처럼 주식을 사라>고 말했습니다. 가능하면 할인된 가격에 쇠고기를 사려는 것처럼 주식도 <할인하고 있을 때 사라>는 것입니다. 기업을 분석하여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매수했으면 주가가 떨어진다 해도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언젠가 내재가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 매수의 기회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고평가 된 상태에서 하락하기 시작하면 이전의 가격을 회복하기에 오랜 기간이 걸리거나 원금 회복이 불가할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가격에 매수했는지에 대한 판단 근거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강화되고 손실을 앉고 시장을 떠나는 악순환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변동성은 위험이 아니다. 주식 시장의 일간 변동성이 0.5%든, 0.25%이든, 5%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동성이 클수록 시장에서 실수가 증가하니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 현명한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커다란 이점이 된다. 재무학과 교수들은 변동성을 곧 위험이라고 한다. 이들은 위험을 측정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서 변동성을 리스크라고 한다 - 워렌 버핏
많은 경우 가격 변동성을 리스크라고 합니다.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우수하다고 평가하곤 합니다. 표준편차, MDD(최대 낙폭) 등의 변동성 지표로 리스크를 판단합니다. 그런데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격 변동성은 리스크가 아니라고 합니다. 시장은 비효율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이기 때문에 시간에 지남에 따라 내재가치를 찾아 간다고 합다. 오히려 기업에 대해 분석하지 않고 주식의 내재가치가 얼마인지 판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을 리스크라고 간주합니다. 내재가치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할수록 시장의 소음에 휘둘려 잘못된 선택을 할 개연성이 높아집니다.시장은 거래가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들리는 곳으로 '미스터 마켓'의 조울증에 속아서는 안되겠습니다.
(3) 적정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 책에서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엔지니어가 구조물 설계에 안전마진을 반영하듯이 주식 평가에도 안전마진을 반영해야 한다> 그레이엄은 건축공학에서 안전마진(margin of safety) 개념을 가져온 듯합니다. 워렌 버핏도 안전마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 했습니다. <다리를 하나 건설한다고 하자. 당신은 3만 파운드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다리를 완성했다. 하지만 당신은 무게 1만 파운드 이하의 트럭만 그 다리를 건너가게 허용할 것이다. 똑같은 원칙이 투자에도 적용된다> 안전마진은 공학 분야 여러 곳에서 사용됩니다. 건물, 교량, 엘레베이터 등 구조물의 하중 계산에 오차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안전마진을 두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를 가치투자에 적용했습니다.
그레이엄은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건전한 투자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안전마진이다. 안전마진은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투자 전략을 직간접적으로 이어주는 핵심 개념이다> 안전마진은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고 예측과 분석에는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그의 지적 겸손함의 산출물입니다.
안전마진은 <절대 돈을 잃지 말라>는 가치 투자자들의 핵심 개념 중 하나입니다. 안전마진에는 아무리 철저한 분석도 틀릴 수 있다는 '지적 겸손함'이 있습니다. 완벽하게 내재가치를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정 수준의 범위를 추정할 수는 있고 이것으로도 수익을 내기에 충분하다고 합니다. 안전마진을 확보한 투자를 한다면 시장 변동성 가운데 심리적 안정감을 갖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무제표 상 특정 회사가 최근 몇년간 발행한 회사채와 대출에 대한 이자를 충분히 갚을 수 있는 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그것의 이익 증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 해당 회사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나쁘게 발표되어 주가가 급락했더라도 투자자의 손실과 심리적 불안감을 덜 수 있는 안전마진을 갖춘 것이라고 간주하였습니다. 안전마진은 하락장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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